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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치아 교정 후, 유지 장치 얼마나 해야할까? (부제: 유지장치 떨어졌을 때...)

by 씩씩한 세오 2020. 10. 6.

Q. 치아 교정 후, 유지 장치를 얼마나 해야 할까?

A. 보통 2년 정도 유지장치를 붙이고 제거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요새 치아 교정을 많이 한다. 나 또한 치아 교정을 했다.

치과 선생님 말로는 딱딱한 음식보다 부드럽고 연한 음식만 먹는 식습관의 변화가 원인 중 하나라고 했다.

음식물을 씹는 활동이 줄다 보니 턱이 발달되지 않아 치아가 자리 잡을 공간이 부족하다고 한다.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이상의 치아 교정을 거치면 유지장치를 하게 된다.

티브이나 영화를 보면 낮에는 멀쩡하던 주인공이 저녁이 되면 잠옷 차림에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치아에 무언가를 끼고 있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게 바로 유지장치다.

치아가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밤에 잠자기 전 끼고 아침에 뺀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특히 어린 친구들이) 이 유지장치를 끼고 자는 걸 자주 빼먹는다.

유지 장치 착용을 소홀히 하면 치열이 흐트러져 치아 교정을 다시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이 때문인지 치과에서는 치아 교정이 끝난 후 치아 안쪽에 아예 유지 장치를 붙여 놓는다.

 

 

 

나는 오래전 치아교정을 했고 유지장치를 부착한 채 10년을 살아왔다.

그런데 얼마 전 게장을 먹다가 그만 유지장치 중 일부가 떨어져 버렸다.

딱딱한 게 껍질을 씹다가 치아 안쪽에 고정해둔 유지장치를 망가뜨려 버린 것이다.

유지장치는 위의 사진처럼 치아 안쪽에 긴 와이어를 투명한 접착제로 붙여둔 형태로 되어 있다.

그런데 끝에 와이어를 고정해둔 접착제가 떨어지니 와이어가 제멋대로 움직이며 혀와 잇몸을 찌르기 시작했다

 

치과라고 다 치아교정을 하는 건 아니다!

.

서둘러 치과를 방문해야 하는데... 이미 나는 이사를 해서 치아 교정을 받은 치과가 집에서 멀었다.

급한 대로 집에서 가까운 치과를 방문했다.

치과 접수 담당자가 말했다.

 

"저희는 치아 교정은 하지 않아요. 다른 치과로 가보세요."

 

떨어진 와이어 한쪽을 붙이는 작업이라 간단할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간단한 작업이라 아무 치과를 가도 되는 줄 알았다. ㅠ

부랴부랴 인터넷으로 동네 치과를 검색해보았다.

그리고 다시 헛걸음을 하지 않도록 전화를 걸어 치아 교정을 하는지 물어봤다.

세 군데를 전화했는데 한 곳만 교정을 한다고 했다.

 

유지 장치 붙이는 비용이 비싸다.

미리 전화를 하고 치아 교정을 하는 치과를 방문했다.

치과 선생님이 보시고는 말씀하셨다.

"유지 장치가 오래되어서 와이어를 고정하고 있는 다른 부분도 많이 약해졌네요.

게다가 와이어가 이미 변형이 되어서 아예 새로 붙여야 할 것 같아요. 

저희 치과에서 하시면 별도 비용이 발생하니, 치아 교정을 받은 치과로 가시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생각보다 비용이 비싸서 멀리 가야 하더라도 원래 교정을 받은 치과를 방문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유지장치는 얼마나 부착하고 있어야 할까요?

오랜만에 치아 교정을 받은 치과에 방문했다.

10년 새 치과는 리모델링을 했는지 내부가 더 깔끔해졌다.

오랜만에 본 치과 선생님은 살이 좀 빠지셨는지 날씬해지셨다.

내 치료 기록을 본 간호사 선생님과 치과 선생님은 유지장치를 제거하는 게 좋겠다고 하셨다.

문득 궁금해진 나는 선생님께 물어보았다.

"유지 장치는 얼마나 하고 있어야 하나요?"

이미 오래전 물어봤어야 했는데 뒤늦게 질문을 했다.

변명하자면 나는 치아 교정 후 관리 기간 동안 이사를 했고, 어학연수와 해외 근무를 하면서 오랫동안 치과를 방문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ㅠ

 

치과 선생님이 답하셨다.

"보통 2년 정도 유지장치를 붙이고 제거합니다. 많은 분들이 미적인 부분만 생각하시고 치열이 다시 흐트러질까 걱정되어 유지장치를 제거하는 것을 망설이세요. 그런데, 장기적으로 볼 때 이는 치아에 좋지 않아요.

우선 치아는 2년 정도 유지장치를 하고 있으면 그 후에 장치를 제거하더라도 치열이 많이 변형되지 않아요.

물론 조금씩 움직일 수는 있지만 그건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음식물을 씹거나 입을 움직이면 치아는 조금씩 움직이는데 유지 장치는 이를 강제하기 때문에 오히려 치아가 마모되어 좋지 않습니다."

 

치아는 제 자리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막연히 유지장치는 오래 할수록 좋다는 생각에 그동안 치과를 방문하지 않았는데 치과 선생님의 답은 전혀 뜻밖이었다.

 

오랫동안 치아 안쪽에 붙어있던 유지 장치를 제거하니 입 안이 시원해졌다.

나도 모르게 혀를 움직여 유지 장치가 있던 부분을 쓸어 보게 된다.

평소 울퉁불퉁 혀에 닿던 것이 없어지니 매끄러운 치아 표면만 느껴져 기분이 좋았다.

오래전 치아교정이 끝난 후 치아 표면에 붙여둔 교정장치를 제거할 때가 생각났다.

그때도 지금처럼 혀끝에서 느껴지는 매끄러운 감촉에 감동했었다.

 

유지 장치가 떨어져 치과를 알아보고 다닐 때는 골치 아프게 되었다며 기분이 울적했는데 오히려 오랫동안 입속에 담아두었던 녀석을 말끔하게 제거하게 되었으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