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이상해1 수원 화성을 걷다 수원 화성을 걸었다. 장안문에서 시작해서 성곽을 따라 쭉 한바퀴를 돌았다. 햇볕은 강했으나 바람은 몹시 강하게 불었다. 중간중안 꽂힌 깃대의 깃발이 정신없이 펄럭거렸다. 바닥에는 낙엽들이 크게 원을 그리며 돌다가 바람이 그치면 아무렇게나 내팽겨쳐졌다. 낙엽이 지금 나 자신의 처지와 비슷하게 느껴져서 속이 상했다. 깃대 위의 깃발은 바람에 흔들려도 저렇게 우아한 모습인데 낙엽은 왜 저렇게 흔들려야 할까. 그러다 문득 흔들리는게 문제가 아니라 흔들린 후 어떻게 변해있는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낙엽처럼 바람에 휘둘려 이리저리 정신없이 돌아도 괜찮다. 다만 바람이 끝났을 때는 내가 원하는 그 위치에 내려 앉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나는 어디로 가고 싶은건지 뭘 원한는 건지 다시 한번 확인해봐야겠다. 그냥 .. 2020. 11.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