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언니는 3살, 5살 아이들을 기르고 있고 내년 봄에는 셋째가 태어난다.
그런 언니가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토요일 12시, 영어 수업이 있으니 한시간만 조카들을 돌봐달라는 부탁을 했다.
다시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것도 아니고 외국에 사는 것도 아닌데 애 셋을 둔 엄마가 무슨 시간이 나서 영어공부를 한다는 걸까?
단순히 취미로 영어공부를 시작할 정도로 언니가 영어에 관심이 있는줄은 몰랐는데 말이다.
조카들은 집에서 가까운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다.
주변에 다문화 가정이 많아지고 있는데 우리 첫째 조카네 반에도 외국인 엄마를 둔 친구가 있다.
언니는 어린이집에 아이들을 데려다주거나 데리고올 때 종종 외국인 엄마를 마주친다.
서로 같은 반에 자녀가 있다보니 마주칠 때마다 안부 인사를 하거나 아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외국인 엄마는 한국어가 서툴기 때문에 주로 영어로 대화한다.
언니는 결혼하기 전 필리핀으로 6개월 어학연수를 다녀온 적이 있기 때문에
영어 실력이 뛰어나진 않아도 외국인과 대화하는데 두려움은 없다.
두사람이 대화하는 것을 목격한 학부모와 선생님들 사이에서 언니가 영어를 잘 한다는 소문이 돌아 한동안 언니 어깨가 으쓱한 적이 있다.
그런데 사실 내가 보기에 언니는 영어를 썩 잘하지 않다.
어학연수를 다녀온지도 10년이 다 되어가고 그 이후로 영어를 사용할 기회가 많지 않아 영어 실력은 그때보다 더 나아지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저 중고등학생 수준의 짧은 문장으로 조금씩 외국인 엄마와 대화를 나눈다.
그런데도 지켜보는 다른 사람에게은 언니가 영어를 무척이나 잘한다고 말한다 했다.
주변에서 영어를 잘한다고 말해주는 것이 기분 좋은지 언니의 목소리에 힘이 실려있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영어를 잘하는 엄마라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기분을 더 좋게 만들게 하는것 같다.
초보수준의 영어 실력이 언니에게 큰 자신감을 주고 있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배움은 평생 하는 것이라는데...
무심결에 배움을 취업에 연결시켜 생각해버렸다.
언제부터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좋은 학교에 진학하고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서만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닌데 말이다.
#육아맘영어공부 #영어공부왜하는가 #영어와자신감 #평생교육
#공부하는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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