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추워지기 시작했다.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거실에 커튼을 사야겠다고 결심했다.
온라인몰에서 마음에 드는 커튼을 구매했다.
택배로 배송된 박스를 열어보니 커튼이 몹시 구겨져 있었다.
그 상태로는 도저히 사용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튼을 굳이 다는 것은 찬바람을 막고 외부에서 안을 들여다볼 수 없게 가리는 목적도 있었지만 집안을 화사하게 만들어주는 목적이 더 컸기 때문이다.
커튼을 펼쳐서 다림질을 하는데 시작한지 1분도 되지 않아 깨달았다.
아... 이거 꽤 어렵겠구나.
커튼이 두꺼워 한두 번 다림질로는 펴지지 않았다.
분무기로 물을 뿌려가며 여러번을 펴야 했다.
게다가 커튼이 너무 길고 넓어서 전체를 다림질 자체도 쉽지 않았고 이미 다려진 부분이 또다시 구겨지지 않게 신경 써야 했다.
'이 커튼도 처음부터 이렇게 구겨진 상태는 아니었을텐데 저 작은 박스에 너무 오래 들어가 있어서 이렇게 변했나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마찬가지구나.
학교와 회사라는 상자에 나를 오랫동안 넣어뒀다.
이제야 비로소 나를 상자에서 꺼내겠다고 결심했는데 막상 나를 펼쳐놓고 보니 여기저기 너무 구겨져서 그대로는 쓸 수가 없다.
그래서.. 내가 힘든 건 아닐까?
지금 나는 나 자신을 다림질하고 있는 거다.
조금씩 조금씩 영역을 나눠서 다림질을 하다 보면 언젠가 원래의 화사하고 예쁜 모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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