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심각해져 새벽에 운동은 잠시 쉬고 있다.
습관처럼 여전히 새벽에 눈이 떠지기 때문에 남는 시간은 스트레칭을 하거나 책, 스마트폰을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
아침에 방을 나와 거실로 가보니 공기가 썰렁하다.
오늘은 유독 춥나보군 하면서 별 생각이 없었는데 문득 현관 문이 열려있는 것이보인다.
설마....
급하게 우리집 개를 불렀으나 반응이 없다.
아무래도 아침에 엄마가 출근을 하면서 문을 덜 닫고 나가셨나보다... 그리고 우리집 개가 그 기회를 틈타 탈출을 감행한 것이다.
서둘러 옷을 챙겨입고 아래로 내려갔다.
건물 출입문에 막혀 못나갔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와는 다르게 여기도 통과했나보다.
주차장에 가보니 우리집 개가 저질러 놓은 것으로 추정되는 똥이 있다.
다급한 마음에 이름을 불러봤으나 반응이 없다 ㅠ
우리집 개는 평소에 겁이 많고소심해서 산책을 갈 때도 주차장을 벗어나지 않으려고 했다.
억지로 데리고 가려고 해도 주차장에서 몇걸음 걷다가 되돌아 가려고 해서 산책을 다니는 것이 너무 힘들었는데 이렇게 가출을 할 줄이야.
가족들에게 전화를 해 우리 집 개가 가출되었고 현재 실종상태라는 것을 알렸다.
언니네 식구는 현재 직장 동료가 코로나 의심환자라 자가 격리중이다.
앞으로 일주일 동안은 집 밖으로 나올 수 없어 도움을 받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혼자 개 이름을 부르며 돌아다녔다.
몇바퀴를 돌아도 개를 찾을 수 없었다.
혹시나 지나가던 사람이 데려가 보호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인터넷 동물보호사이트에 실종 신고도 해두었다.
그리고 급하게 전단지를 만들어 집 근처에 붙여두었다.
남동생을 일하다가 소식을 듣고 잠깐 집으로 와 한 시간 동안 동네를 돌아다녔다.
그럼에도 야속하게 우리 집 개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른 가족들도 걱정이 되는지 돌아가며 나에게 개를 찾았는지 전화했지만 여전히 개를 못 찾았다는 대답에 걱정만 깊어갔다.
몇시간이 지났을까... 기다리던 전화 한 통을 받게 되었다.
인근 동물병원이었다.
지나가던 맘 좋은 분들이 개를 데리고 와 병원에 등록이 되어 있는지 조회를 요청하셨다고 한다.
다행히 작년에 우리 개는 반려동물등록을 해두었고 목 뒤에 칩을 삽입해두었다.
병원에서 확인을 하고 연락을 준 것이다.
개를 잃어버린 4시간동안 온갖 생각이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갔었다.
혹시 나쁜 곳에 끌려간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얼마 후, 개를 발견하신 아주머니 두 분이 집 앞까지 개를 데리고 와 주셨다.
사례금을 드리겠다고 말씀드렸으나 당신도 개를 키우는 입장이라서 길가를 헤매는 개를 그냥 볼 수 없었다고 하시며 사양하셨다.
우리 집 개는 언니가 결혼하기 전 입양하여 우리 집에 오게 되었다. 그리고 언니가 결혼한 후 개를 키울 환경이 되지 않아 줄곧 우리 집에서 지내왔다.
나는 평소 개를 자상하게 챙기는 성격이 아니었음에도 막상 가출했다 돌아온 개를 보자 눈물이 났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맘대로 집을 나간 개가 괘씸하고 화가 나기도 했으나 집에 오자 안심한듯 나를 졸졸 따라다니는 개를 보자니 또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에게 개를 찾았다는 소식을 알리고 한숨 돌리고 있자니 아무리 생각해도 개를 찾아준 분에게 사례를 하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감사의 의미로 작은 선물을 보내기로 했다.
다행히 전화번호는 알고 있었기 때문에 카톡으로 기프티콘을 보내드렸다.
아침부터 정신없는 날이었다. 한편으로는 운이 좋은 날이었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14년 후 나는 건물주가 된다! (feat. 건물주 로드맵) (0) | 2021.11.05 |
---|---|
예민한 성격 (0) | 2021.01.05 |
시간이 빨리 가길 바라는 마음 & 부자의 그릇 (0) | 2020.11.29 |
과민성대장증후군... 힘들다 (0) | 2020.11.11 |
변화하고 싶다면 알아야할 것들(feat. 지금 너무 힘들다면 어쩌면...) (0) | 2020.11.10 |